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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인사관리 2025년 6월호 - DEIB, 관심을 넘어 기업의 운영 원리로

더밸류즈 2025.09.07 21:29

DEIB, 관심을 넘어 기업의 운영원리로

 

1. DEIB,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경영의 패러다임

 

최근 글로벌 HR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단연 DEIB. 이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소속감(Belonging)의 약자로, 조직 구성원이 자신의 정체성을 존중받고, 공정한 기회를 누리며,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조직 운영의 원리이자 경영 철학이다. DEIB는 단순히 기존 DEI에 하나의 알파벳이 추가된 것이 아니다. ‘소속감(Belonging)’이 더해졌다는 것은 구성원들이 조직 안에서 심리적 연결감과 정체성의 일체감을 느껴야만 조직 전체가 지속가능한 몰입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통찰을 반영한 것이다. 이 감정적 연결은 직원의 몰입도와 생산성, 이직률, 브랜드 충성도에 직결되며, 궁극적으로 조직의 혁신 역량과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다. 이제 DEIB는 채용, 보상, 교육의 보조적 정책이 아닌, 조직의 전략과 의사결정, 문화 운영 전반을 재정의하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DEIB 구성요소: 다양성과 소속감을 잇는 4가지 축

DEIB는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 가지 핵심 개념으로 구성된다. 다양성(Diversity)은 성별, 세대, 인종, 신체 조건, 문화적 배경, 성적 지향 등 모든 형태의 차이를 가치 있게 받아들이는 태도로 다양성 존중으로 표현할 수 있다. 형평성(Equity)은 구성원이 소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기회를 상황에 따라 공정하게 제공하는 운영 구조로서 공정한 환경으로 표현할 수 있다. 포용성(Inclusion)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조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이고 개방된 환경을 말하며 포용적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소속감(Belonging)은 구성원이 조직 안에서 존중받고 인정받으며, 진정한 구성원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정서적 확신을 느끼는 것으로 소속감 강화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소속감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원격·하이브리드 근무가 확대되면서 구성원 간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모두가 커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연결감'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소속감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2025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 세계 최대의 HR 학회)에서는 이전의 DEI라는 표현을 DEIB로 대중적으로 사용하였다. DEIB는 단순히 윤리적 가치를 반영한 캠페인이 아니다. 조직의 몰입도, 성과, 유연성,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전략적 프레임워크다.

 

2. DEIB 실천 국내외 흐름

 

글로벌 DEIB 흐름과 실천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DEIB를 단순한 정책 수준이 아니라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 체계로 구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DEIB 실천과 관련하여 구체적 수치 목표와 측정 가능한 지표 설정, CEO 직속의 최고다양성책임자(CDO) 임명, 문화와 제도, 성과관리 간의 유기적 연계, 내부 실행력과 외부 평가를 고려한 피드백 루프 설계 등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존슨앤드존슨은 글로벌 여성 관리직 50%, 미국 내 소수인종 관리자 35%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2ERG(Employee Resource Group, 직원 리소스 그룹) 운영 등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성별·인종 임금 격차 0% 달성, 포용적 복지정책 운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컨설팅사 액센추어는 직원의 47%가 여성으로 남성, 여성 비율에 이르렀으며, 다양한 장애인 접근성 인프라 구축하고 있다. 시스코 또한 임금 형평성 정착, 3억 달러 규모의 DEI 지원 사회 정의 프로젝트 실행하고 있다. 일본의 시세이도는 일본 최초 DEI Lighthouse 기업으로 여성 리더 비율 50% 목표, 소수자성을 가진 고객 응대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DEIB를 통해 조직문화 혁신, 브랜드 평판 개선, 지속적 경영성과 확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DEIB는 성별, 인종, 장애 등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흐름과 실천 지형

국내에서도 글로벌 HR 트렌드에 발맞춰 DEIB에 관한 관심과 실천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ESG 경영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투자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DEIB는 더 이상 일시적 캠페인이나 복리후생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략과 경영 철학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글로벌 대기업들은 글로벌 수준의 DEIB 구조를 참조하면서 여성 리더 확대, 장애인 고용, 다양성 인식 교육, 포용적 소통 문화 정착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성 이공계 인재 육성과 기술직 여성 채용 확대를 위해 전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세대와 국적의 인재를 위한 다문화 감수성 교육과 리더십 다변화 시도를 병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성별, 인종, 장애 등 외형적 다양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DEIB 흐름과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기아(KIA)DEIB 전략: 가장 구체적인 실행 사례

이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DEIB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는 기아다. 기아는 DEIB를 조직문화 차원이 아닌 경영 전략 수준에서 수립하고 실행하는 점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아는 현재 약 4%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사무직 여성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는 정량적 목표를 공식적으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채용 확대가 아니라, 여성 인재의 채용 육성 리더십 진출로 이어지는 경력 경로 설계와 제도적 인프라 개선을 포함한다. 여성 관리자 대상 리더십 코칭, 유연근무제와 육아 지원제도 실효성 개선, 무의식적 편견(unconscious bias) 제거를 위한 전사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DEI Week’라는 이름의 전사 차원 DEIB 인식 제고 주간을 운영하며, 구성원 간 소통과 다양성 존중을 유도하는 캠페인과 워크숍을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기아는 단순한 의지를 넘어, 구조와 실행력이 뒷받침된 DEIB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 DEIB 아직 제한적인 확산

국내 기업의 DEIB 이슈는 글로벌 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조직문화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성별이나 인종처럼 외부로 식별 가능한 다양성보다, 조직 내부 구성원의 '차이'와 그 통합의 문제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첫째,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과 소통 방식의 차이다. MZ세대와 베이비붐 세대 간의 일 중심 문화삶 중심 문화간의 긴장,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업무 기대 수준과 기존 관행 간 괴리 등이 주요 갈등 요인으로 부상되어 있다.

둘째, 신입·경력직 간 온보딩 이슈다. 공채가 대폭 축소되고 수시 채용 및 경력직 채용 확대에 따라, 기존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상호 기대 불일치로 인한 갈등, 정착률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맞춤형 온보딩 프로그램, 멘토링 체계, ‘조직문화 브리핑등의 제도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

셋째, 여성 리더 확대와 경력단절 회복이다. 관리자급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며, 경력단절 이후 복귀한 여성 인재에 대한 성과 예측 불확실성으로 승진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따라 여성 리더 전용 육성 트랙과 복귀자 코칭 프로그램 등 성장 경로의 유연화가 일부 기업에서 실험되고 있다.

 

이러한 이슈를 반영하듯, 국내 10대 그룹과 주요 금융기관의 DEIB 전략은 여성 리더십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