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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은 무기력 바이러스의 백신이다_2021.03.15 블로그

더밸류즈 2022.09.03 10:10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부작용 신고가 접수되고는 있지만 중단할 상황도 아니고 움직임도 없다. 1년 넘게 일상을 마비시킨 코로나19에 백신 말고는 대안이 없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감영자수와 감염지수가 급감하며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야외 마스크 해제를 준비하고 식당도 수주일치 예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이 늘어나며 오는 11월 집단면역과 일상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백신이 해결책이다.

많은 기업이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다. 계획한 비즈니스는 진행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직원들과 조직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곳이 많다. 재택근무가 지속되고 있고 사람들과의 만남은 원활하지 않다. 정신적, 육체적, 관계적으로 지켜있다. 과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던 회식, 워크숍 등의 수단을 사용하지 못하다 보니 분위기 반전도 쉽지 않다. 문제는 벌써 1년째. 그리고 앞으로 반년 이상 이런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2년을 이렇게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일상적 목표와 계획은 어렵게라도 실행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와 도전적 목표는 미뤄지고 있다. 기업은 현재를 유지하는 것으로는 발전은 고사하고 생존도 어렵다. 시장의 위협, 고객의 위협, 경쟁자의 위협, 내부 구성원의 위협을 버텨낼 수 없다. 그래서 미래를 전망하고, 과제를 도출하고, 이루고 싶은 비전과 목표를 세워 새로운 비즈니스로 나가야 한다. 현재의 무기력 바이러스를 방치하면 기업은 무너진다. 그래서 비전과 목표는 무기력 바이러스 백신이다.


2020-21년은 새로운 5년, 10년의 비전과 목표를 세우는 시기다. 코로나19는 많은 기업의 무기력 바이러스 백신을 맞을 기회를 늦추고 있다. 2020-21년 새로운 비전을 수립을 계획했으나 실행하지 못한 기업이 많다. 단지 비전과 목표를 세우지 못한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실행력이 떨어지고 있다. 강한 실행력이 생기려면 목표가 있어야 한다. 좋은 목표는 두 가지가 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것이다. 2020년에 비전 수립을 한 U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탄탄한 기업이다. 이 기업이 가장 원하는 것은 현재 비즈니스 외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기업의 2025년 비전은 'Add One'으로 단순 명료하다. D사의 2030 비전은 '시장 점유율 10%, 글로벌 탑3'다. 10년 전 비전 2020을 수립했을 때 이 기업은 내수 30%, 수출 70%였으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였다. 10년 만에 내수 10%, 수출 90%, 시장점유율 5% 선으로 기업의 체질을 바꿨다. 앞으로 10년 후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반영한 비전을 세웠다. 비전과 목표가 분명해야 구체적인 전략이 나오고 조직 전체에 강한 실행력을 만들 수 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최고의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그의 명저 <Good to Great>에서 스톡데일 패러독스(역설)을 소개하고 있다. 베트남 전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8년(1965~1973)을 감옥에서 살다 석방된 제임스 스톡데일 장군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포로수용소에서 혹독한 생활을 했던 사람들 중 '낙관주의자'들은 다수가 자살하거나 죽었다고 한다. 정확히 표현하면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들이다. 이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부활절 전에는, 추수감사절 전에는, 크리스마스 전에는 석방되리라 믿다가 기대가 좌절되자 죽고 만다. 하지만 석방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비관적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동시에 강한 생존 능력을 발휘한 '합리적인 낙관주의자'들은 가혹한 포로생활을 견뎌냈다고 한다. 비전과 목표는 근거도 없이 낙관적인 미래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비전과 목표는 진정으로 원하는 꼭 이루고 싶은 낙관적인 미래를 정하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강한 실행력을 발휘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몇몇 기업이 비전을 수립하지도 선포하지도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코로나19로 대외 변수 등 불확실성으로 비상경영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득 스톡데일 패러독스에 나오는 '합리적인 낙관주의자' '근거 없는 난관주의자'도 아닌 '비관주의자'가 떠오른다. 비관주의자들은 포로로 잡힌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자살했다. 희망조차 꿈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 정진호소장(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


※ 이 글은 필자가 2021년 3월 15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