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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수립 너무 비장하게 접근하면 못 만든다_2021.02.24. 블로그

더밸류즈 2022.09.03 09:58

비전을 수립한 어느 기업의 비전 내재화 상담을 했다. "2019년 12월에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는데 2020년 코로나19로 비전 내재화 활동을 못했다."라며 걱정을 했다. 사실 이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상당히 좋은 케이스다. 코로나19 상황을 잘 피해 비전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의 비전 2020 기한이 지났다. 비전 2020에 이은 신 비전을 수립한 기업은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신 비전(2025 또는 2030)을 수립한 경우와 코로나19를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2020년에 신 비전을 수립할 예정이었던 기업이다. LG화학처럼 지난해 코로나19 기간에 신 비전을 수립한 경우가 있기도 하다. 우리 연구소는 2020년 많은 기업의 신 비전 수립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몇 개 기업의 신 비전 수립에 참여했었다. 거의 모든 기업의 비전 수립 일정이 지연되었었다. 다행히 2020년에 비전 수립에 참여한 기업은 모두 연내에 비전을 수립, 선포할 수 있었다. 1,2월에 착수한 기업의 경우 비전 선포식까지 1년이 걸린 경우도 있었다. 2021년이 두 달여 경과하고 있는 지금, 많은 기업이 비전 2020을 성과적으로 평가하고 신 비전 수립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몇몇 기업은 정부의 방역조치를 따르면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신 비전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기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코로나 3차 확산 상황을 지켜보며 연기 상태에 있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비전 2020이 경과했기 때문에 중장기 비전이 없는 상태의 기업이 많다.


기업은 성공을 추구한다. 성공의 반대는 실패다. 성공의 사전적 의미는 '목표한 바를 이룸'이다. 마켓셰어가 늘어나고 매출과 수익이 커지는 것이 성공한 기업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성공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특수를 누리는 기업이 있지만 그것을 성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성공은 목표한 것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큰 목표인 비전을 달성하는 것이 성공이다. 그렇다면 성공의 반대인 실패는 무엇인가? 목표가 없으면 성공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실패다. 비전 2020 이후 신 비전을 수립하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바람직한 해법에 앞서 문제가 되는 케이스가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비전 수립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을 넘어 너무나 비장하게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유는 '비장함'이 결국 비전 수립을 못 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case1. 비전 수립은 중요한 일이므로 "대충해서는 안된다."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경우다.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지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비전을 수립한 기업은 있다. 4~6월, 9~11월과 같은 코로나19가 소강상태 시기에 비전 수립을 완료한 기업이 있다. "대충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고는 방치해 버린 기업이 많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 상태에서 창의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었음에도 시간을 흘려보낸 케이스다.

case2. 회사 경영이 엉망인데 "비전이 중요한가."라는 논리다. 코로나19로 경영상의 타격을 입은 기업이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매출과 이익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위기경영을 하는 경우다. "당장 생존을 해야 미래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경우인데, 그 끝을 알 수 없는 위기 강조가 걱정이다. 구성원에게 방향성 없이 압박감을 계속적으로 주어서는 곤란하다.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단기적인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 상황에서 계속 지나치게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코로나19로 경영상의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새로운 환경 변화에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고 근본적인 방향성도 변화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비전 수립, 루틴 하게 접근하자!


비전 수립을 특별하게 접근하지 말고 루틴(일상적) 하게 접근하자.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집에서 자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자. 2021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회사 홈페이지와 액자에 비전 2020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홈페이지에 비전 항목을 없애버리고 액자를 비워 놓을 수도 없는 일이다. 2021년부터는 기업에 비전 2025나 2030이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예전처럼 대규모 교육이나 워크숍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온라인도 활용하고 소규모 토론회를 조직해서 비전 2020을 평가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비전 수립 워크숍은 어느 정도의 인원이 모여 집단지성을 모아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적당한 시점을 찾아야 한다.


비전 수립, 포기하지 말자!


가장 불행한 케이스는 비전 수립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경영자가 마음을 접고 주관부서가 눈치를 보면 비전 수립은 아주 쉽게 포기된다. 경영자와 주관부서가 비전 수립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데 어느 누가 비전 수립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이 경우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 현재 비전을 세우지 않을 거면 이전에 비전은 왜 수립했고 왜 선포했는지 답변을 해야 한다. 비전을 수립하지 않는 것은 비전을 수립하고 비전을 강조해온 기업이라면 선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원칙을 지키는 비전 수립이 되어야 한다!


이왕이면 비전을 잘 만들어야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비전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 대충 만들라는 얘기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 마당이라 양적인 면에서 기간, 시간, 참여인원 등이 축소되는 것은 현실적이다. 그렇다고 주관부서 몇몇 담당자가 결과물만 만들어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성원의 공감, 참여, 합의에 의해 만드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사업적인 목표뿐 아니라, 어떤 직장을 만들 것인가와 같은 조직적인 목표도 세워야 한다.


코로나19가 지배한 지난해에도 비전을 세운 기업은 많았다.


대기업 중에 비전이 없거나, 비전 2020을 그대로 두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중견기업, 중소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주관부서할 부서가 불명확하고 담당자가 없으니 비전 수립은 특별한 이벤트가 되어서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경영상의 어려움이 기업의 경우 비전 부재인 상태가 많다. 우리 회사 상황의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2021년은 2020년과 다르다. 연말까지는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창의적인 방법으로 우리 회사의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글. 정진호 소장(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


※ 이 글은 필자가 2021년 2월 24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