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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가치 내재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밸류즈 2022.09.12 15:11
"미션 내재화, 비전 내재화, 핵심가치 내재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솔직히 말해서 요즘은 이런 질문이 반갑기까지 하다.
경영혁신 활동은 트렌드가 있는데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 가치관 내재화는 요즘은 트랜디하지 않은 느낌이다. 2020년, 21년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 트렌드가 코로나19로 부상되지 못하다 보니 2022년 가치관 내재화도 부상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기업 전체적 트렌드로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슈가 되는 기업이 있다. 2020-21년 코로나 와중에도 비전 2025, 2030을 수립한 기업의 경우는 내재화 활동이 필요하다.
무엇인가 하기는 해야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조직을 위한 글이다.
​메타포(Metaphor, 은유)로 설명하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가정을 예로 들어보자. 세계적인 명작 소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은 "행복한 가정은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은 가정의 현재적이며 궁극적인 목적이다. 행복한 가정이 되려면 구성원이 행복에 대한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행복을 위한 공통의 행동을 해야 한다. 문제는 각 구성원의 생각이 다르다. 부부에게 행복은 부부의 사랑, 부모의 건강, 자녀의 성장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에게 행복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가족 구성원 간에 원만한 관계가 될 수 있다. 구성원의 입장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부부는 자녀에게 '공부하라'라고 압박을 가하고 자녀는 '잔소리 좀 그만하라'라고 항변하게 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궁극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같지만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작은 갈등에서부터 가정이 깨지는 큰 갈등까지 다양한 가정이 존재한다. 생각의 방점이 다른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갈등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고 기업처럼 가치관수립워크숍을 해서 가정의 가치관을 정할 수도 없다. 물론 강한 리더십이 있는 가장이 '가화만사성'과 같은 가훈을 정해 강조할 수는 있다. 보통의 경우는 오랜 세월을 부대끼며 형성된 그라운드룰이 존재하고 그것을 지키게 된다. 그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이라는 경험이 쌓이고 그것을 경험하며 각성도 일어나며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공통점은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교훈과 각성이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을 갖춘다. 기업은 가족과 같은 자연발생적인 모습과 시간에 의해 궁극적인 지향점을 형성할 수 없다. 의도적으로 궁극적인 목적(미션)을 정하고 중장기적인 목표(비전)을 정하고 일하는 원칙과 기준(핵심가치)를 정하고 구성원 모두가 내재화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통해 일체성을 만든다. 사회가 먹고사는 기본적 욕구의 충족이 필요한 시기라면 가치관의 중요성이 크지 않지만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하고 MZ세대, X세대같이 세대 간 격차가 큰 시대에는 공통의 가치관을 만들고 의도적으로 한 방향으로 정렬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를 예로 들어보자. 크리스천은 매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 찬양, 기도, 설교, 주기도문 낭독을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한다. 목사님의 설교는 언제나 비슷한 내용이고 설교 내용이 성경에 쓰인 내용을 벗어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예배에 참여하는 신도들 중에 똑같은 내용을 주입한다거나 강요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고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라는 신앙고백을 믿는 한, 지난주와 똑같은 설교를 한다고 해서 주입이나 강요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묘한 것이 소위 믿음이 약해 매주 일요일 교회에 가지 않거나, 식사를 할 때 기도를 하지 않으면 믿음이 약해진다고 한다. 가치관 내재화도 원리는 동일하다. 기업의 가치관은 미션 1~3줄, 비전 1~2줄, 핵심가치 3~7개 1줄로 구성되어 있다.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풀어써도 A4 용지 반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교회에서 매주 암기하는 주기도문보다 짧다. 기업 가치관은 믿음과 신념을 표현하는 체계다. 가치관 내재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가치관을 믿는 것, 즉 공감이다. 보통 기업의 가치관은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공감하지 못할 내용이 없다. 미션은 인류, 세상, 고객, 구성원에게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를 거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비전은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큰 목표와 미래상을 강렬한 구호로 표현하고 있다. 핵심가치는 신뢰, 소통, 책임, 협력, 도전, 열정, 전문성, 즐거움 등 꼭 필요한 가치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가치관 내재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감'인 이유다. '공감'을 위해 구성원이 참여하여 만드는 방법론을 채택하는 것이다.
이제 가정과 교회를 결합해 보자. 인식, 공감, 실천의 내재화 원리를 적용하면 된다.
'인식'
가치관을 모르면 공감도 실천도 할 수 없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아리스토텔레스)라고 했다. 처음에는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A4 반 페이지 분량이지만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서는 알아야 할 내용이 제법 많다. 이론도 있고 역사적 사례도 있고 타사 사례도 있다.
"공감"
가치관을 공감하는 사람은 절대로 주입이나 강요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공감하는 방법은 자기가 직접 경험해 봤다면 쉽게 공감한다.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자기 회사의 역사와 사건 속에서 미션, 비전, 핵심가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해 주어야 한다. 공감대 형성의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회사의 역사 속에서 가치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배우는 것이다.
"실천"
행동 메시지가 중요하다. "중요한지는 알겠는데 어쩌라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치관과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행동규범, 행동약속, Code of Conduct가 있다면 이것을 실천하게 해야 한다. 없다면 내재화 활동 과정에서 이것을 만들면 된다. 교육이나 워크숍을 통해 내재화 활동을 한다면 미션 실현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지? 비전 달성을 위해 우리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할지? 핵심가치 정착을 위해 '이럴 때는 어떻게'할지를 토론하고 실천 다짐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끝으로 가치관 내재화에 대한 기업의 고민에 대한 답이다. "한 번은 위와 같이 할 수 있는데 그다음에는 똑같이 하는 게 어렵다"라는 얘기다. 교회를 떠올려 보면 된다. 나는 비전을 수립한 조직에 2개월에 한 번꼴로 임원진이 '비전 라운드 테이블'(VRT)을 구성하여 비전 달성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 토론을 요구한다. 바쁘고 중요하다는 임원들도 똑같은 내용으로 2개월에 한 번씩 내재화를 할 수 있다. 아마존의 홀푸드와 같은 기업은 3개월에 한 번씩 자사 미션에 대한 교육과 토론을 진행한다. 2~3개월마다 꼭 같은 내용의 내재화를 하는 기업이 있는데 기업에서 1년에 1회 가치관 내재화를 하는 것이 너무 잦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자기 회사의 가치관에 공감하지 못하면 2년에 1회 진행하는 가치관 내재화 교육도 주입이고 강요라고 한다. 기업이 이런 상태가 되는 것은 직원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의 책임이다.
​글. 정진호 소장(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