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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와 ESG 경영

더밸류즈 2022.10.16 18:46

한국의 기업과 직장인들은 10월 연휴로 2주 연속 주 4일 근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9월에는 추석 대체 공유일이 있어서 한 달 사이에 3회에 걸쳐 주 4일 근무를 하게 된 셈이다. 전 국민이 경험한 강제적(?) 주 4일 근무는 앞으로 주 4일제 도입에 대한 논쟁에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넘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주 4일제에 대해 고려할 점을 정리했다.

1. 10월 2주 연속 주 4일 근무를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보직이 없는 직원들, 임원이나 팀장 등 직책자, 최고경영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은 '여유가 있고', '휴식이 좋고', '업무 집중도가 높다'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언론 보도나 사람들의 반응에서 예전 같은 부정적인 의견은 많지 않았다.

2. 9월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미국 보스턴대 줄리엣 쇼어 교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 4일제의 가장 긍정적인 면은 수면시간이 늘어 나는 것이었다. 수면시간은 삶의 만족도,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과 생산성 측면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주 4일제 시범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 호주, 아일랜드 16개 기업의 노동자 3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는데 평균 수면시간이 하루 7.58시간으로 나타나 주 4일 근무를 하는 직원들 중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비율이 42.6%에서 14.5%로 대폭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결국 주 4일 근무제를 통해 수면시간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기억력, 집중력, 근무 분위기, 업무 집중력 등 향상이 일어나 전반적인 업무 생산성에 도움을 주는 결과로 시사점이 있다. 지금까지 직장인의 수면시간 증가가 근무 분위기 개선, 단기 기억력, 집중력, 업무 수행 기술의 향상 등에 도움이 돤다는 다수 연구가 있었는데 그것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결과다.

3. 주 4일제는 선진적인 노동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유럽의 노동 관련 이슈 중 가장 관심이 큰 이슈이다. 벨기에가 올해 2월 노동법 개정으로 주 4일 제를 채택했다. 실제 내용은 주 5일제와 주 4일제에서 직원들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하루 6~7시간으로 주 5일을 일하거나 하루 8~9시간 일하고 4일 일하는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조건은 임금 삭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 포인트다. 스페인의 경우는 21년도에 3년간 주 4일제를 전국에 도입하여 실험하는 것에 합의했다. 희망업체를 정부가 신청을 받아 손해 발생분은 정부가 보상하는 제도인데 실험에 참여한 대부분 회사가 성장률은 유지 또는 향상되었고 퇴직률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전체 직장인의 90%가 급여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전에 전체 직장인 중 1%에 대해 시범운영을 거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전체로 확대한 사례다. 이외에도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도 노동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만들고 시범적으로 운영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나라들이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유인 효과 때문이었다. 시범 운영 결과는 대부분 생산성은 향상되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4. 미국 보스톤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영국 '오토노미'등의 의뢰를 받아 2022년 6~12월 주 4일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영국 일간 더 타임스 보도). 은행, 병원, 음식점 등 영국 내 70여 개 기업에 3,300여 명이 6개월에 걸쳐 급여 삭감 없는 주 4일제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데 중간 정도 진행 중인 현재, 참가자의 90% 가까이가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응답자의 88%가 주 4일제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업무 생산성의 증가는 15%가 유의미하게 올랐다고 했고 34%는 약간 올랐다고 했고 46%는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주 4일제 시행의 공통점은 1) 급여 삭감 없음 2) 생산성이 유지 또는 상승 3)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음 4) 지속적인 확대 방향성이다.
5. 근로시간 단축은 전 세계적 추세인데 지금까지 경제 수준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높았던 한국의 근로시간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OECD 2020년 연평균 노동시간 발표에 의하면 한국은 1,908시간으로 OECD 38개국의 평균 1,687시간을 200시간 이상 상회하여 OECD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7달러로 전체 27위 수준으로 낮다. 주 4일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도입 기업이 늘고 있다. SK텔레콤, 카카오, 우아한 형제들(배달의민족) 등 IT 대기업과 일반 대기업에서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물론 전면적인 현상은 아니고 주 4.5일제와 같은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 결과 68.7%가 주 4일제를 찬성한다는 응답했다. 긍정적인 효과는 절반 이상이 워라밸 실현이었다. 반면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조사했는데 임금 삭감 우려(53.4%), 업무 강도 강화(43.2%), 업무 분배의 형평성(36.3%)과 거래처와의 문제(30.4%)가 있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근로시간의 감소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점은 가장 중요한 부정적 요소다. 직원들은 급여 삭감과 업무 강도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6.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회장은 매년 블랙록이 투자하는 기업 CEO에게 연례서한을 발송하고 있다. 2022년에는 '자본주의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1월 연례서한이 발송되었다. 이번 연례서한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회사와 직원 간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었다. 래리 핑크 회장은 “팬데믹이 가장 크게 바꿔놓은 관계는 고용주와 직원 간의 관계”라고 했다.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가 늘어나는 것은 효과적인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특성”이라고도 했다. “직원들의 요구 분출은 회사의 번영을 촉진하고 인재에 대한 경쟁을 활성화하여 기업으로 하여금 직원들을 위해 더 긍정적이고 혁신적인 환경을 조성하도록 압박을 가하며, 주주를 위해 더 큰 이익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레리 핑크 회장의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ESG 경영 중 S(Social) 사회적 책임 부분에서 내부 구성원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 4일제 도입은 방향성에서 ESG 경영과의 관계가 높은 개념이다.

2018년 도입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이제 정착 단계인데 이 보다 더 강도가 센 주 4일제가 밀어 닥치고 있다. 너무 급격하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밤은 깊고 길지만 새벽 여명이 시작되면 어둠은 빠르게 걷어진다. 주 4일제는 일과 삶의 균형을 바라는 직장인들이 가장 기대하는 일하는 환경의 변화다. 워라밸, MZ세대 등 글로벌 트렌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한국에 도입되었다. 노력한다고 트렌드를 이길 수는 없다. 미리 준비하고 미리 대응하는 것이 지혜로운 행동이다. 요즘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없는 회사 살림에 신입 초봉을 4천만 원 이상 제시해도 오겠다는 사람이 없고, 입사 했다가 금방 그만둬 버린다. 이런 때 우리 회사 소개에 '주 4일 근무'라고 적혀 있다면 많은 예비 직원들이 오고 싶은 회사가 되지 않을까. 주 4일제 목표를 세워보자. 3년 후든, 5년 후든 해보자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보자. 첫 출발은 직원들에게 질문해 보자.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을까?"

글. 정진호 소장(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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