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과 직장인들은 10월 연휴로 2주 연속 주 4일 근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9월에는 추석 대체 공유일이 있어서 한 달 사이에 3회에 걸쳐 주 4일 근무를 하게 된 셈이다. 전 국민이 경험한 강제적(?) 주 4일 근무는 앞으로 주 4일제 도입에 대한 논쟁에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넘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주 4일제에 대해 고려할 점을 정리했다.
1. 10월 2주 연속 주 4일 근무를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보직이 없는 직원들, 임원이나 팀장 등 직책자, 최고경영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은 '여유가 있고', '휴식이 좋고', '업무 집중도가 높다'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언론 보도나 사람들의 반응에서 예전 같은 부정적인 의견은 많지 않았다.
2. 9월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미국 보스턴대 줄리엣 쇼어 교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 4일제의 가장 긍정적인 면은 수면시간이 늘어 나는 것이었다. 수면시간은 삶의 만족도,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과 생산성 측면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주 4일제 시범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 호주, 아일랜드 16개 기업의 노동자 3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는데 평균 수면시간이 하루 7.58시간으로 나타나 주 4일 근무를 하는 직원들 중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비율이 42.6%에서 14.5%로 대폭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결국 주 4일 근무제를 통해 수면시간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기억력, 집중력, 근무 분위기, 업무 집중력 등 향상이 일어나 전반적인 업무 생산성에 도움을 주는 결과로 시사점이 있다. 지금까지 직장인의 수면시간 증가가 근무 분위기 개선, 단기 기억력, 집중력, 업무 수행 기술의 향상 등에 도움이 돤다는 다수 연구가 있었는데 그것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결과다.
3. 주 4일제는 선진적인 노동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유럽의 노동 관련 이슈 중 가장 관심이 큰 이슈이다. 벨기에가 올해 2월 노동법 개정으로 주 4일 제를 채택했다. 실제 내용은 주 5일제와 주 4일제에서 직원들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하루 6~7시간으로 주 5일을 일하거나 하루 8~9시간 일하고 4일 일하는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조건은 임금 삭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 포인트다. 스페인의 경우는 21년도에 3년간 주 4일제를 전국에 도입하여 실험하는 것에 합의했다. 희망업체를 정부가 신청을 받아 손해 발생분은 정부가 보상하는 제도인데 실험에 참여한 대부분 회사가 성장률은 유지 또는 향상되었고 퇴직률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전체 직장인의 90%가 급여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전에 전체 직장인 중 1%에 대해 시범운영을 거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전체로 확대한 사례다. 이외에도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도 노동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만들고 시범적으로 운영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나라들이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유인 효과 때문이었다. 시범 운영 결과는 대부분 생산성은 향상되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