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op 기업 중 현대차, LG, CJ는 국내 기업 중 가장 가치관경영을 잘 하는 기업이다. 공통적으로 그룹 차원의 비전이 있고 각 계열사별 비전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는 많은 기업이 그룹 형태로 경영하고 있다. 3세 경영 과정에서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삼성은 그룹 형태의 경영을 지양하고 있다. 그래서 그룹 홈페이지도 없고 그룹 차원의 가치관도 없다. 그룹 차원의 비전도 없으며 개별 기업별로 비전도 통일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
코로나19가 종식 지점에 가까워 오면서 그룹사 차원의 비전 수립 논의가 많이 있어 고민하고 있는 지점에 대해 이슈를 제시하려고 한다. 그룹 차원의 비전은 현대차, LG, CJ처럼 수십~수백조 원의 매출액을 가진 기업 만의 이슈가 아니다. 매출 7조 원 대인 네이버도 계열사가 43개에 달하고 매출 3조 원대 애경그룹도 계열사가 38개이다. 매출 1조 원대 기업도 계열사를 수개에서 수십 개를 가지고 있다. 수개에서 수십 개에 달하는 그룹사의 비전 수립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룹 차원의 비전을 먼저 수립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은 계열사 차원의 비전을 수립한 후 그룹 차원으로 통합하는 방법이다. 우리 기업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그룹 차원의 통합과 새로운 방향성을 정하는 경우라면 그룹 차원의 비전에 입각하여 각 계열사의 비전과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후 10년 정도 독자 생존을 하며 "글로벌 탑 5"라는 커다란 목표를 달성한 후 자동차-철강-건설-물류-금융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한 시점인 2011년에 그룹 차원의 비전을 만든 사례이다. LG는 그룹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만들어진 시점에서 그룹 차원의 비전을 만들었다.(1995년) CJ도 식품에서 엔터테인먼트, 유통으로 확장하는 시기에 그룹 차원의 비전을 정립했다. 2세 또는 3세 경영과 같은 지배구조의 격변기에도 이런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방식은 그룹 차원의 강한 구심력을 만들지만 선언적인 측면이 강하고 계열사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그룹사는 이미 비즈니스가 안정되어 있고 상장기업으로 지배구조도 투명한 상황이 많다. 그룹 차원의 통합의 중요성이 매우 크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요식행위가 될 수 있다. 특히 계열사의 산업 군이 다양한 경우에 그룹 차원의 비전은 두루뭉술하거나 선언적인 형태가 되어 비전의 본래적 의미를 잃을 수 있다. 특히 그룹 차원의 매출 목표를 정하고 계열사에 할당하는 방식은 공동의 목표라는 취지에 어긋나기까지 하다. 이런 경우에는 계열사 별로 비전과 목표를 수립한 후 전체 내용을 통합하여 그룹 차원의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2021년 진행한 A 그룹사의 경우 제조, 환경, 금융, 유통, IT 등 다양한 산업 군으로 구성된 그룹사였다. 계열사 별로 성장에 대한 이슈가 다양했다. 공통점은 현재 비즈니스를 2배 이상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과 해당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하는 과제와 목표가 있었다. 더불어 최근 몇 년간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성과적이지 못함에 의해 직원들의 처우나 동기부여에 공통의 이슈가 있었다. 공통적으로 1) 사업의 2배 성장 2) 신사업 개척과 성장 3)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과 대우였다. 그룹 차원에서 이 내용을 통합하여 비전과 목표를 수립할 수 있었다. 성장, 신사업, 직원행복이라는 그룹 차원의 방향성을 정립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그룹사라면 계열사 비전과 목표를 수립한 후 통합 그룹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룹사 차원의 비전 수립 시 참고가 되기 바란다.
글. 정진호소장(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
※ 이 글은 필자가 2022년 4월 17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