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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 비전 수립은 전망과 과제가 아니다_2020.02.22. 블로그

더밸류즈 2022.09.01 21:39

많은 기업이 비전 수립을 시작하고 있다.

비전 2020이 끝나기 때문에 비전 수립이 필요한 기업이 있고

2020년 새로운 10년 시작을 맞아 비전 수립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고

2020년이 창립 20, 30, 40, 50, 60주년이 되어 비전 수립을 하려는 기업도 있다.

비전 수립을 하려고 하니 경영자는 경영자로서 실무자는 실무자로서 부담이 크다.

만들어서 선포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이니 부담감을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나친 부담감이 잘못된 과정과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된다.

비전의 올바른 정의를 알면 실수의 절반은 줄일 수 있다.


비전은 '오르고 싶은 큰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큰 목표를 정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전망이다.

'올라가야 할 의무와 같은 큰 목표를 정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과제라고 불러야 한다.

비전 수립 과정에 '전망과 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전망과 과제'를 정리하는 일은 '비전 수립'이 아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영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5년 정도 기간의 '오르고 싶은 큰 목표'를 정하는 것이 쉽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전의 정의를 잘 생각해보면 된다.

구성원이 오르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다.

비전은 에베레스트산에 오를지, 앨버트산에 오를지, 백두산이나 한라산을 오를지를 정하는 일이다.

당신이 산에 오를 결심을 하고 지금 네팔의 카트만두공항에 있다면 당신은 어느 산에 오르려는 것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8,848m 에베레스트산에 오르기 위한 것이다.

백두산에 오르기 위해 이곳에 가지는 않는다.

당신이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공항에 있다면 로키산맥 최고봉 4,401m 앨버트산에 오르기 위함이다.

에베레스트산에 오르기 위해 이곳에 가지 않는다.

당신이 지금 중국 길림성 연길공항에 있다면 2,750m 백두산에 오르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을 알고 눈을 들어 먼 산을 올려 보면 내가 오를 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비전 수립에서 중요한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산에 오르겠다는 의지이다. 구성원이 산에 오르겠다는 마음을 먹는 공감대 형성이다.

둘째,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아는 것이다. 이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이다.

그래서 비전은 우리 구성원들이 마음을 모아, 우리 구성원들이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도와주는 사람이 전문가이고 컨설턴트다.

비전 수립한다면서 '전망과 과제'를 만들지 마라.

비전은 '오르고 싶은 산'을 정하는 매우 중요하지만 어렵지 않은 작업이다.


글. 정진호소장(더밸류즈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


※ 이 글은 필자가 2020년 2월 22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