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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2] 국내 기업은 비전 2020을 어느 정도 달성했을까?_2020.92.22. 블로그

더밸류즈 2022.09.01 21:55

연초에 최고의 스타 펭수와 유재석이 만난 장면이 방송되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유재석이 먼저 펭수에게 새해 목표를 물었다. 펭수는 “그런 거 없어요.” 이어 펭수가 특유의 따라 하기로 유재석에게 새해 목표를 물었다. 유재석도 “목표 없어요. 그냥 열심히 살 거예요.” 웃음 코드가 묻어나는 대화였지만 공감이 되었다. 한해 목표를 세우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가장 잘 사는 사람들의 비결이리라. 하지만 한 해 한 해 잘 사는 것이 방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성장과 발전이 되어야 변화의 시대를 지혜롭게 사는 것이다. 2020년은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시기다. 하루하루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앞으로 5년 내지 10년 비전과 목표를 정하고 방향성을 가지는 것은 굳이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공감할 것이다. 2020년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데 있어 기업이 가진 고민이 있다. 기업이 성장해야 하는 것은 대전제다.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정상적인 기업이 아니다.


기업마다 2010~2016년 사이에 세웠던 성장과 도약을 위한 비전과 목표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 국내 기업 비전 2020 실적은 어떨까? ○

"귀사는 2020년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거의 대부분 기업의 큰 목표는 그 숫자만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9년 삼성전자는 400조 목표를 세웠었다. 2019년 전망치는 280조로 70% 선이다.

2015년 SK는 지주사 200조 목표를 세웠고 2019년 전망치는 101조를 예측한다. 절반 수준이다.

재계 8위 한화는 2010년 140조 목표를 세웠고 2019년 전망치는 73조로 50% 수준이다.

재계 15위 CJ는 2010년 100조 목표를 세웠고 2019년 전망치는 44조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재계 20위 현대백화점은 2010년 20조 목표를 세웠고 2019년 절반 수준인 10조를 예측한다.

아직 비전 2020은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목표에 근접 또는 80% 선에 도달할 기업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비전에 성장을 위한 매출 목표를 잡는 것은 공염불일까? 대단히 큰 목표인 비전 2020을 세웠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기업들이 매출 목표를 세운 시점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한화는 2010년 30조 규모에서 72조로 200% 이상 성장했다.

CJ는 2011년 11조 규모에서 44조로 400% 이상 성장했다.

현대백화점도 2010년 3조에서 10조로 300% 이상 성장했다.

큰 목표를 세우고 도전한 결과 일반 기업은 상상하기 어려운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냈다. 내가 참여하여 비전 2020을 수립한 기업도 비슷하다. 5~10년 전 대부분 매출 2배 이상의 성장 목표를 세웠었다. 5천억 매출 목표를 세웠던 테크로스, 1조 매출 목표를 세웠던 대원CTS, 단석산업, 2조 매출 목표를 세웠던 유니드 등 많은 기업이 숫자상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퇴보 또는 정체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성장하겠다는 열망 없이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

○ 비전 2025 과제 ○

비전 2020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무조건 인정받을 일은 아니다. 내가 비전 수립에 참여한 기업 중 중간 점검을 통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평가하고 과제와 전략을 수립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기업은 차이가 있었다. 7~80%에 근접하느냐 50% 선에 머물렀느냐의 차이가 있었다. 이제 비전 2020을 평가하며 새로운 비전 2025를 수립해야 하는 시기다. 70% 이하에 머문 기업 중에는 앞으로 매출 목표와 같은 정량 지표를 비전에 넣지 않겠다는 검토를 하는 기업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목표 다운 힘이 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하는 것이다.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과제를 도출해서 비전 2020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찾아야 한다. 자기 회사의 비전 달성에 대해 평가해 주는 평가 기관은 이 세상에 없다. 비전 수립에 참여한 컨설턴트도 평가 자격이 없다. 해당 기업의 비전에 대한 평가 주체는 오로지 해당 기업의 구성원 뿐이다. 경영진과 임원들끼리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 황당한 얘기다. 기업의 평가 주체는 앞으로 만들어질 비전 달성을 위해 일을 해야 할 구성원 모두 다.

끝으로 비전 기한이다. 2020년에 세우는 비전이니 2030을 기한으로 세울 수 있으나 권장하기 어렵다. 너무나 먼 미래다. 과거의 10년이 지금의 5년보다 짧다. 10년은 방향성은 보여줄 수 있지만 구체성에는 문제가 있다. 비전과 목표는 방향성과 구체성 모두를 담아야 한다.

앞으로 5년, 비전 2025를 만들자!


글.정진호소장(더밸류즈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


※ 이 글은 필자가 2020년 2월 22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