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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과 국민교육헌장_2019.09.15. 블로그

더밸류즈 2022.09.01 21:23

세월이 지나면 잊어버려도 될 게 있는데 잊어지지 않는게 있다. 

'국민교육헌장' 

X세대 이상의 직장인들은 "국민교육헌장 한번 외워볼까요?"라고 말하면 술술술술 나온다. 

1968년 박정희대통령에 의해 반포되고 1994년 김영삼정부에서 폐기되었다. 

국민교육헌장은 학생의 '미션'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미션을 암기하게 하고 내재화시킨 정부가 참 대단하다.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상당히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반공 민주 정신'과 같은 납북 대결적 내용 때문이 문제가 아니다. 


국민교육헌장의 출발점 자체가 전체주의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세상에 이런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이 어디 있는가? 

국민교육헌장은 '정부나 교사의 헌장'이라면 정말 멋진 헌장이다. 

학생들에게 이런 가치를 내재화하려는 시도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국가 통합에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지체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기업의 '미션'을 생각해 보자.

미션은 '우리 기업의 존재목적'이자 '내가 하는 일의 의미'다.

대부분 기업의 미션은 '~으로 세상에 기여한다'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국민교육헌장을 떠 올려보자.

공기업은 예외로 하고 처음부터 세상에 대한 사명감을 띠고 창립해야 하는 기업은 없다.

사장도 그런 생각이 없고 직원들도 그런 생각이 없는데 

회사의 미션은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 회사는 대체 누가 주인이고 누가 만든 회사인가?

미션에 담긴 사명감과 자부심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기업 구성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합의하여 사명감과 자부심을 정하면 그것은 기업의 미션이 맞다. 

기업의 미션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지 남들이 강요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과정에 의해 미션이 만들어진 기업에 새로 들어온 신입 또는 신규입사자들은 국민교육헌장처럼 무조건 받아드려야 하는가? 

기업은 입사 전에 미션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해야 한다. 

직원은 입사 전에 미션을 받아들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가치관을 직원에게 요구하고 받아드리는 것, 일을 할 때는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념화하는 것이 '내재화'다. 


기업은 직원들이 기업 가치관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이해와 공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직원 입장에서 기업 가치관을 받아드리지 못하겠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글. 정진호(더밸류즈 정진호가치관경영연구소 소장)


※ 이 글은 필자가 2019년 9월 15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조회수 48,96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