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을 하긴 해야 하는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 모든 일은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를 생각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러려면 목표가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 ESG 경영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로 구성되므로 3가지 분야의 목표와 함께 전체를 아우르는 비전으로 표현될 수 있다. ESG 비전과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이 ESG 비전 선포, ESG 경영 선포를 하고 있다. 발 빠른 대응은 긍정적이나 구성원들이 느낄 혼란(약간의)도 걱정이다. 이미 비전 2025, 비전 2030과 전략목표가 있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는 비전과 목표와 ESG 비전과 목표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고 설명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납득할 수 있는 논리가 없는 경영 활동은 제대로 된 성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미션(Mission), 비전(Vision), 핵심가치(Core Values)로 표현되는 기업의 가치관은 기업을 움직이는 근간이 된다. 그래서 기업은 가치관을 정립하고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모든 구성원을 한 방향 정렬하는 가치관의 내재화가 쉽지 않아 많은 숙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기업의 가치관은 가치관으로 존재하고 여기에 ESG 비전을 병렬적으로 제시하고 ESG 경영을 선포하는 것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상장회사의 경우 ESG 경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2025년부터 ESG 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적용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2019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공시 부과되었고 2026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공시 부과 대상이다. 최소한 2026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는 ESG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상장회사 만의 문제가 아니다. IPO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나 글로벌 기업 또는 상장회사의 협력회사의 경우 ESG 경영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어 ESG 경영은 전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현재 기업의 가치관에는 ESG 가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치관은 기업의 본질로서 Corporate Identity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내부를 중심으로 외부로 향하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반영하지 않는 가치관이 많다. 특히 비전의 경우, 기업의 성장과 구성원의 행복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ESG 경영을 요구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여 현재의 비전과 목표에 ESG 목표를 더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코로나19로 비전 수립을 못한 기업이라면 비전 2025, 비전 2030을 수립하면서 ESG 목표를 담아내면 된다. 이미 비전 2025나 2030이 수립된 기업이라면 ESG를 포함하여 재수립하거나, ESG 목표를 비전에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포식이 필요할 수 있는데 명칭은 '신 비전 및 ESG 경영 선포식'이 적당해 보인다.
ESG는 투자자, 고객, 내부 구성원인 기업의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강하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 투자자가 더 중요할 수 있고, 고객이 더 중요할 수 있고, 내부 구성원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기업의 환경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고 ESG 목표에 중심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ESG는 '결과 이상으로 과정을 중시하고 착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라는 시대의 요구다. 시대의 요구를 대변하는 가치와 철학을 사업과 경영에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은 일등 기업,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
끝으로 ESG 경영을 'ESG 위원회'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 구성원이 공감, 참여, 합의하는 ESG 경영을 해야 한다. 필자가 최근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기업 ESG 활동이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산업진흥연구, 2022년 4월) 기업의 ESG 실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직원의 조직몰입, 조직만족, 직무만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ESG 활동은 내부 구성원의 몰입과 만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전사적 활동으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